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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독교

IMF, 서브프라임 그리고 교회 청년들

by 자바칩모카마니 2021. 9. 1.

바람 앞에 등불이다. 한국 교회 청년들의 교회 이탈 현상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며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현 세대에 적합한 메시지의 변혁 없이는 새로운 방식의 어떠한 대응 전략도 소용이 없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에 관하여 지금의 상황에 아픔을 겪는 청년으로서 의견을 피력해본다.

 

30년 전, 당시 청년들의 대학 진학률은 15%에 불과했다. 경제는 호황했으며 '하면 된다'라는 유행어와 함께 무엇이든 땀흘려 노력하면 결실이 주어졌다. 성장하는 나라와 함께 청년들에게는 장밋빛 미래가 펼쳐져 있었고 낙관적인 생각들로 꿈을 채울 수 있었다. 스펙이라는 단어도 없었다. 베이비부머 세대로서 청년들의 수는 많았고 시간도 에너지도 열정도 충분했다.

이와 함께 청년들을 향한 "이런 교회 또는 저런 교회를 만들어보자",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자"와 같은 교회의 메시지는 통했다. 그리고 실제로 청년들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교회는 부흥하고 커졌다.

그러던 중 IMF가 찾아왔다.

 

20년 전, IMF는 청년들의 삶에 큰 위기를 불러일으켰다. 취직은 어려워졌고 비정규직이라는 단어와 함께 88만원 세대가 등장했다. 고달픈 청년들에 맞춰 교회의 메시지 또한 "힘을 내라,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다", "괜찮아 잘 될거야, 교회를 계속해서 세워나가자, 밝은 미래가 찾아올 것이다"와 같은 메시지로 청년들을 북돋우고 희망을 심어 주었다. 그러나 "아프니깐 청춘이다"와 같은 말로 위로하며 버텨오던 청년들에게 찾아온 것은 서브프라임, 미국발 세계경제 위기였다.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연이은 깊은 수렁 속에서 청년들이 처한 현실은 날이 갈수록 어두워졌다. 애써 참아오며 버팀목이 되어주던 희망은 사라지고 기대했던 꿈은 무너졌다. 명문대가 성공을 보장해주던 공식도 무너졌고, 바늘구멍과 같은 취업난으로 인해 준비해야할 각종 스펙들이 생겨났다. 잔인한 현실의 삶에 쫓겨 많은것들을 포기당해야 했으며 노력의 댓가는 절망으로 돌아왔다. 청년들은 바빠졌고 더이상 온전히 교회에 시간을 쏟아부을 수 없게 되었다. 이 지독한 헬조선 현상이 끊이지 않는 한, 어떤 말도 청년들에게 쉽사리 위로가 되어줄 수 없고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없게 되었다. 이제 교회는 이러한 상황에 처한 청년들을 향해 어떤 메시지를 들려줘야 할까?

 

20~30년 전 "해봅시다"라던지, 10~20년 전 "힘을내서 일어납시다"와 같은 메시지는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아프면 청춘이 아니라 환자라고 외치는 이들에게 오히려 가혹하게 들릴 수 있다. 이들을 끊임없이 절망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가 변하지 않는 한, 과거와 동일한 메시지는 더이상 효력을 내지 못한다. 그 어느때보다 청년 목회자들에게 중대한 사명이 떨어졌다. 장기적인 불황 속에 죽음으로 내몰린 이들을 구해야할 메시지를 찾는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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